Saturday, March 18, 2017

Basic Training Flashback #7

느리게 흘러가는 시간. 벤자민 버튼처럼 시간이 거꾸로 가진 않았지만 차라리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에게는 시간이 그저 느리게만 가기 때문이다. 무언가 남들보다 항상 늦게, 한 걸음 뒤에 걷고 있다. 친구들이 공부할 때 철없이 놀았고, 군대 갈 때 공부를 시작했고, 일을 시작하여 결혼을 할 때쯤 내가 군대를 가게 되었다. 친구들과 함께 노래방에 가서 군가를 부르며 작별하는 그 흔한 추억하나 못 만들고 들어와서 그런지 괜히 섭섭하다. 사실 이 곳에서도 나 이외에 이미 다들 알고 지낸 사이들이 많은 것 같아서 더 혼자 걷고 있는 것 같다. 혹 누군가 나를 찾아줄까 싶어도 그들은 다 각기 가정을 꾸리며 살고 있기에 그 흔한 인터넷 편지도 많이 받을 기대도 하지 않는다. 이곳을 떠나면 나 또한 배우자를 만나 가정을 꾸리겠다는 기대를 하면서도 결국 또 한 차례 늦은 걸음을 걷고 있기에 씁쓸한 마음이 돈다. 군대이기에 더 섭섭한 하루인 것 같다. 주님의 때에 알맞은 길을 걷고 있노라 믿기에 불평을 하려던 것은 아니지만 딱 이런 느낌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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