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December 10, 2019

치카포카

한순간의 일탈의 느낌으로, 그 모든 것은 장난 같이 시작된 인연이었다. 하지만 그의 말투와 분위기, 대화의 반응들은 보니 장난 속에서도 느껴지는 착한 한 어린 아이의 모습이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이야기하는 그 모든 것들이 어디까지 사실인지도 불확실했지만, 그래도 그 관계의 끈을 잡고 걸어나가보고 싶어졌다. 두려움은 있었지만 그 정도의 도전 없이 누군가를 알아갈 수 없다고 믿었기에, 바보 같아 보일지라도 대화를 이어나갔다.
 
잘생긴 그의 외모와 넉넉한 생활에 직접 말하진 않았어도 인기가 많았을 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나는 많이도 초라해보였다. 그럼에도, 그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에서도 나와 시간을 보내주며 나를 알아 가준다는 것에 너무나도 기분이 좋았고 고마울 뿐이었다. 비록 내가 그의 인생에 가장 아름다운 여자가 아닐지라도, 무엇보다도 관계에 대해 끝없이 노력할 의자가 있었기에 그걸로 가장 좋은 여자가 맞을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그것도 한 순간이었다. 이를 닦는 중에 그에게서 전화가 왔다. 여느 때처럼 반갑게 전화를 받고서 인사를 했을 때 그는 그만하자는 말을 남기고 끊었다. 갑자기 무슨 말인지 물어보기도 전에 전화는 끊어져있었다. 다시 전화를 해도 수신음으로 바로 넘어갔고 나는 멍하니 거울만 쳐다보고 있었다. 그렇게 양치하는 그 짧은 순간에 그는 매정하게 이별을 고했다. 치약에 입술이 얼얼해질 즈음, 관계의 가벼움에 서러움을 넘어 헛웃음이 베어났다.
 
사실 지금도 전화를 받을 때, 좀처럼 다른 일을 이어하지 못한다. 잠시 그 모든 걸 내려놓고 들리는 목소리에 집중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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