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September 27, 2016

김양재의 [절대순종] 에서

전신에 암이 퍼진 무연고자가 응급실에 실려 왔습니다. 술 냄새와 악취를 풍기는 그는 끊임없이 욕을 퍼부으며 응급실을 소란스럽게 했습니다. 한 달 뒤 다시 중환자실에 실려 온 그는 욕창이 전신에 퍼졌고 상처에서는 고름이 흘렀습니다. 그는 무의식 상태에서도 자꾸 음식 공급 튜브를 뽑으려 했습니다. 이런 그에게 20년 전 헤어졌다는 아내가 찾아왔습니다. 여인은 고름을 닦아 내고, 튜브로 음식을 공급하고, 틈나는 대로 성경을 읽어 주며 기도했습니다. 그녀를 사랑하다며 끈질기게 쫓아다녀 결혼했던 남편은 둘째를 임신한 아내를 버리고 외도해 집을 나갔고, 부인은 혼자 두 아이를 키웠습니다. 죽음을 앞둔 남편을 둘러 싸고 그녀는 두 아이와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이 사람이 제게 주었던 사랑과 그 사랑으로 받은 소중한 아이들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이제 떠나보내야 하지만 언제나 사랑했다고, 고마웠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그 기도에 중환자실에 있던 모두 눈물을 흘렸습니다. 기도가 끝난 뒤 남자는 호흡기를 떼고 숨을 거뒀습니다.

진노의 그릇으로 끝날 가정이 한 여인으로 인해 긍휼의 그릇이 되었습니다. 힘들었던 20년의 시간도, 남편도 원망하지 않고 감사로 받았기에 그 여인은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는 귀한 그릇이 되었습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선택입니다. 좋은 환경이나 대단한 업적이 아니라 어떤 일에도 감사하며 하나님의 옳으심을 인정하는 것이 그분의 영광을 담는 가장 귀한 그릇입니다.


[절대 순종] - 김양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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