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덴에서 쫓겨난 아담과 하와, 그리고 그 후손은 동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에덴에서 멀어진 인간의 주거지는 자기 힘으로 쌓아 올린 에녹 성이다(창 4:17). 하나님 같이 되고자 하는 욕망은 끝없이 강해지고자 하는 갈망이다. 충분히 안전하다는 느낌을 갖기 위해 주변과 거리를 두려는 노력이다. 그 산물이 성과 담이다. 에녹 성을 쌓았던 인간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바벨탑을 쌓기에 이른다. 하나님은 그 일을 막고자 그들의 언어를 혼잡하게 하신다(창 11:1~9). 악한 자가 생각하는 것은 악을 쌓는 일뿐이다. 악한 자들은 악을 함께 도모하기 위해 소통할 뿐이다.
예수님이 오셔서 우리의 발걸음을 돌려놓으신다. 회개란 에녹 성을 향한 발걸음을 에덴으로 돌이키는 것이다. 회개란 자기만의 에녹 성을 갖고자 하고 더 높이 쌓고자 하는 탐욕에서 자유로워지는 유일한 길이다. 에녹 성으로 가는 걸음을 돌이키는순간, 저 멀리 에덴이 보이기 시작한다. 아버지는 버선발로 달려 나와 맞아 주신다. 하나님 아버지는 새 에덴을 보여 주신다. 성도 없고 담도 없는 곳이다. 하나님이 성이고 예수님이 성전이다.
인간은 끝없이 에덴과 에녹 사이를 방황한다. 에덴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다른 사람들의 높은 성과 담에 대한 부러움을 떨치지 못한다. 예수님은 에녹 성을 갈망하는 세상에 오시면서 마구간을 택하셨다. 이스라엘 땅을 밟고 다니시는 동안 머리 둘 곳을 따로 마련하지 않으셨다. 심지어 장례 때에도 남의 무덤을 빌려 쓰셨고, 부활하시면서 그것마저 돌려주셨다. 인간은 하나님께 에녹 성과 같은 곳을 지어 드리려 하지만 그분은 웃으신다. "내가 그곳에 갇힐 것 같으냐?" 우리의 꿈은 에녹 성이 아니라 새 에덴이다.
베이직교회 목사. [왜 구원인가?] 조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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