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September 30, 2019

인디가수 속 하나님을

처음으로 음악 페스티발을 가보게 되었다. 파주에 있는 군의관 친구가 행사가 춘천 근처였고 마침 표도 쉽게 구했던 터라 갈 생각이 있냐고 하여 주저 없이 가겠다고 했다. 공보의가 되고 나서 뭐든 해보자는 마음이 여전히 있었기에 별 생각없이 도전하게 되었던 것 같다. 

처음에는 그 유명한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인줄 알았지만 KT에서 주최하는 또 다른 행사였다. 물론 놀러 간다는 자체에 들떠있긴 해서 크게 개의치 않아했다. 게다가 다른 행사라면 사람도 그만큼 적게 올 것이라는 생각에 오히려 마음이 더 편해진 것 같았다.

하지만 역시 스타파워는 대단했나보다. 저녁에 장범준과 다이나믹듀오가 온다기에 일찍이부터 사람들이 모여있었고, 태양은 뜨겁게 비추었으나 둘 다 이런 야외 행사를 오는 것이 처음이라 전혀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그 뜨거운 태양빛을 그대로 맞으면서 앉아있어야 했다.

그렇게 몇시간만 즐기다 가자는 생각이었지만 뜻밖에 팬심이 불타오르게 되는 가수가 등장했다. 최정윤이라는 인디 가수였는데 음색이며 노래며, 아마 이쁜 것까지도 완벽하게 조화를 이뤘는지 없던 덕력이 피어올랐고 그녀의 SNS를 하나씩 들어가보며 그 가수에 대해 알아가고 있었다. 

인스타 팔로워가 7천오백명 가까이 되어 정말 열심히 따라다니면 실친도 될 수 있지 않을까하는 마음이 가득하였고, 닫아놨던 인스타 계정을 굳이 켜서 팔로우도 하고 댓글도 달며 꽤나 열심히 유투브 비디오들도 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다음 콘서트는 어딜까 생각하며 찾아보고 있던 찰나에 문득 하나님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노래 몇곡 부르고 떠난 가수에 대해 열정을 쏟고 있는데, 이 대상이 하나님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신기하게도 얼마 전에 하나님께 기도드린 것이 어떻게 하면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인지 알려달라는 것이었다. 서로 사랑하면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말씀을 읽고는 있었지만 그 자세한 하루하루의 결정들에 대해서는 터무니 없이 부족하게만 느껴졌다. 그래서인지 정말 세상 깊은 곳에서 하나님에 대해 알려주신 게 아닌가 싶었다.

그 가수에 대한 이야기를 하듯, 사람들에게 하나님에 대해 알리고, 그분이 얼마나 좋은지, 멋진지, 사랑스러운지 이야기를 하는 것이; 그 가수를 보러 다니려는 노력을 하듯,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자리에 나아가며, 하나님의 이름으로 손을 뻗는 자리에 함께하는 것이; 그 가수를 언젠간 직접 만나서 마주하며 서로를 깊게 알아가듯, 하나님을 언젠간 만나 그분과 인격적인 교제를 할 날을 기대하며 살아가는 것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하루하루 모든 사물과 상황 속에서 하나님을 보며, 하나님의 행하심을 생각하며,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는 것이 결국 신앙인의 삶의 방식이 되어야 하는 것 같다. 그렇게 설레는 마음으로 하나님을 바라보며 살게 된 때까지, 미소를 지으며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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