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September 23, 2018

Bye Scotty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마태복음 5:3

친구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춘천으로 돌아오는 길에 들은 설교 말씀 본문입니다. 심령이 가난한 자는, 마음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다고 합니다. 가난하다는 게 무엇일까, 지금 제가 느끼는 마음이 가난함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닐 때 굉장히 친했던 친구였습니다. 4년간 학교에서 축구팀을 같이 들어 친해지게 된 아이였는데, 어딘가 정신이 살짝 나가있는 듯했지만 항상 밝고 의리가 있는 친구였습니다. 그의 부모님은 이혼을 하셨기에, 친구는 큰 2층 집에서 아버지와 남동생이랑 살았습니다. 그래서인지 놀러 가면 항상 조용하고 어딘가 적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 친구 집 지하실에서 게임도 하고, 영화도 보고, 맥주(?!)도 마시고, 웃고 떠들며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습니다. 서로 다른 대학을 가게 되고 소식은 정말 가끔씩 듣게 되었습니다. 취미 삼아 한두 번 만들어본 위조 신분증을 팔기까지 하다 경찰에 붙잡혀서 벌금 및 인생에 나름의 빨간 줄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러는 바람에 대학을 끝마쳤는지 그만뒀는지도 확실하지 않게 캘리포니아로 이사를 가 웹사이트를 만들어주는 업을 찾고 그나마 자리를 잡아갔다고 들었습니다. 그 모든 시간 가운데 정신적 질환으로 상담치료와 약도 처방받았다고 합니다.

이 정도 삶이라면 그의 마음이 가난했다고 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상황과 마음은 항상 동일시되지 않는 것 같기도 합니다. 가톨릭 고등학교를 다녔고 부모님도 신앙이 어느 정도 있으셨는데 그가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난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언젠간 제게 했던 말은 하나님이 선하시다면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죽였냐는 것이었습니다. 성경에 기록된 숫자만 봐도 자기는 믿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런 그가 죽기 전에 예수님을 영접했는지, 예수님과의 관계가 형성되었었는지 알고 싶었지만 혹 그가 하나님을 모르고 떠났다면 그 자체로 너무나도 큰마음의 무게가 될 것 같아서 차마 그 어느 누구에게도 물어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를 위해 기도를 한번도 안 해줬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위로를 받을 것임이요마태복음 5:4

일주일 뒤에 만나기로 약속한 친구들이 많았는데 차 사고로 인해 중환자실에서 며칠 버티다 그만 떠났다고 합니다. 그렇게 너무나도 순식간에 한 생명이 사라져버렸습니다. 

저에게는 개인적으로 다가온 일이라 더 크게 반응하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세상엔 이보다도 더 슬픈 일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 슬픔들 앞에 저를 왕 같은 제사장으로 부르신 것치곤 제가 다른 이들을 위해 기도를 하지 않고 삽니다. 찰나의 스쳐가는 감정적인 슬픔이 아니라 애통함으로 하나님 앞에 무릎 꿇은 적이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마음이 찢어지고 밥도 못 먹고 숨도 쉬기 어려울 정도의 괴로움으로 하나님께 나아가면, 약속하신 그 위로를 받으리라 믿고 싶습니다. 그 위로를 기대하며 하나님 앞에 나아가길 바랍니다. 그 가정에 하나님의 위로가 찾아오고, 그의 영혼 역시 하나님 앞에 안전하게 거하고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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