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March 27, 2019

그 고난 속에서 함께

연애를 오래 하는 것이 내게는 어려운 일이다. 감사하게나마 1년을 넘게 만난 친구도 있긴 했지만 역시 헤어짐이 찾아왔고 그 후에는 여전히 짧은 만남만 가득히 나의 인생을 채워왔다. 그렇다고 해서 그 모든 사람들이 내게 가볍게만 여겨진 것은 아니다. 특히나 마음속에서 자꾸 나오는 한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이 생각나서 뭘 어떻게 해보겠다는 건 전혀 없다. 다만 가끔씩 보게 되는 그녀의 근황에 마음이 씁쓸해진다는 것뿐이다.

소식에는 그녀가 아름답게 결혼을 했고, 귀한 자녀까지 하나님께서 선물해주셨다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암이 발견되어 치료를 받으러 갔고 다행히 치료가 잘 되었다고 한다. 의사로서 치료가 잘 되는 암이었으니 그러려니 했지만 인간으로서는 그 마음의 무게가 얼마나 되었을까 생각조차 하고 싶지 않았다.

사실 그 어릴 적 그녀를 만날지 고민하던 중, 그녀의 건강이 괜히 신경 쓰였다. 몸이 썩 건강하지만은 않았다는 것을 알았고, 그 역시 만남을 진행하는 걸림돌 중 하나쯤은 되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그렇게 이 모습, 저 모습, 하나 둘 마음에 들지 않는 것들을 고르다 보니 남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하는 회의감이 든다. 그런 아픔 가운데에서도 함께했다면 그만큼 관계가 소중해지고 깊어졌을 것인데. 그때에 그런 것을 알지 못했다는 것이 서러웠다. 그때 지혜롭지 못한 나의 모습이 너무 미워졌다.

하지만 다 과거의 일이고, 오늘의 나는 여전히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은 아닐지. 그녀가 하나님 안에서 평안하길 잠시 기도하며, 나의 어리석음이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그 사람을 만나는데 문제가 되지 않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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