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September 9, 2020

보내지 않을 편지

자꾸 찌질하게 연락해서 미안해. 잊을 법하면 멍청하게도 네 생각이 나서, 가뜩이나 부족한 수면 시간을 그렇게 깎아 먹고 있네. 이전과는 다르게 현실이 너무 각박해져서일까, 괜한 호기심일까. 마지막으로 순수하게 누군가를 좋아했던 게 너이기에, 함께했던 그 순간들이 나에겐 행복했던 시간들이기에, 나를 좋아해 주는 네가 고맙기에, 나 역시도 너를 많이 좋아했지만 제대로 마음을 이어가지 못해서 더 미련이 남는 것 같네.

좋은 사람 만나고 있으리라 믿어. 연락을 하지 않는 게 예의겠지만, 그럼에도 너의 안부를 묻는 건 이번에는 내가 정말로 큰마음을 먹어서야. 네가 그 어느 누구를 만나고 있다 해도 나는 너를 좋아하고 있고, 기다리고 싶고, 너와 함께 평생을 이어가고 싶어.

어젯밤 꿈에서는 네가 답장을 보내왔어. 비록 청첩장이었지만. 꿈은 그저 꿈이길 바라며 기다리고 있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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