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July 16, 2014

우유에 섞은

고독한 편의점 인생이라 편의점에서 파는 음식은 거의 다 먹어 본 것 같다. 그나마 지금까지도 가벼운 마음으로, 배도 아프지 않게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마 우유가 아닐까 싶다. 여느 때처럼 커피 우유 하나를 집어 들려다 카페인 좀 줄일까라는 생각에 초코우유를 집어 들었다. 싼 값에 마시는 우유다 보니 별 생각 없이 마시긴 했지만 너무나도 익숙한 맛이었다. 그냥 다 거기서 거기인가 보다 하려다 자세히 보니 할아버지께서 늘 사두시던 그 초코우유였다. 적어도 한 달에 한번은 친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뵈러 홍은동에 가곤 했는데 그 때마다 형은 바나나우유를, 나는 초코우유를 즐겨 마셔서 할아버지께서 전날에 사 놓으시던 그 우유였다. 그랬다는 것을 할머니께서는 모르셨는지 요즘은 홍은동을 찾아가도 냉장고에 우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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