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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March 27, 2023

맺음말

삶의 구석구석 너를 기억 시키는 수많은 것들이 있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되더라. 목욕할 때 사용하는 바디워시나, 책상에 앉으면 보이는 십자가도. 추억 상자를 괜히 꺼내보면 제일 먼저 보이는 너의 편지들. 생각해 보니 그 흔한 편지 하나 쓰지 않은 것에 내 스스로가 너무 한심하기도 해.

아마도 이젠 이렇게 새벽녘 추억에 젖어 있는 날들이 많을 것 같진 않네. 당직 서는 날도 점차 줄어들고 있어서, 괜한 감성 가득한 호소문을 던지진 않겠지.

너는 다 잊고 잘 지내고 있을 거란 생각, 아니, 확신이 들어서 나 역시도 그 어떤 결말을 찾고 싶은가 봐. 같이 보냈던 모든 순간들이 너무 빠르게 지워지는 것 같아서 좀 서글프기도 하고. 사실 옆에 붙어서 시간을 많이 보내진 않았어도, 함께 나눈 이야기들이 많이 쌓였던 것 같았는데. 요즘은 아무 생각도 나지 않더라. 너를 잊는 건지, 그냥 인생 따라 많은 것들을 잊어 가는 건지.

내가 한참 밀어 놓고 뭐가 그렇게 아쉬운지도 모르겠다. 단순히 미안한 걸 수도, 굉장히 보고 싶은 것일 수도. 그래도 항상 이야기 나눌 네가 있어서 그 순간 순간만큼은 행복했었어. 그러다가도 너무 어린 너에게 접근했던 것, 시작부터 잘못한 것 같다는 죄책감에 사로잡혀 있어서 제대로 된 만남조차 시작하지 못했던 것 같아. 정작 아무것도 모르고, 미숙하기만 한건 나였는데.

제일 아쉬운 건 혹 너와 다시 이야기를 하는 날이 온다 해도, 내가 알던 너는 그 때의 너 일 테고, 현재의 너는 이제는 그냥 모르는 사람일 것만 같아. 막상 다 쓰고 나니 어딘가 반짝하고 사라지는 글이 되었으면 하네. 한번 읽게 되면 사라지는 글처럼.

가끔 어디서 뭐 하는지, 짧게나마 소식 남겨줘. 어딘가 찾다 보면 발견할 수 있게. 항상 건강하길.

Saturday, November 26, 2022

혹시나 너에게

그렇게 힘들다고 하더니 아무렇지도 않게 다른 사람과 잘 만나는 그 마음을 무엇일까, 이런 말을 하면서 나 역시 아무렇지도 않게 다른 사람 잘 만나는 위선은 뭘까. 언젠간 다시 만나게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건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이고 현실은 내가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나 밀어내고 왜 이제 와서 그러는 걸까, 사실 이번엔 내가 밀어낸 게 아니지 않았을까. 과연 지난날들을 용서받을 수 있을까, 언젠간 너의 품에서 잠들고 깰 수 있을까. 너무나도 보고 싶고 연락하고 싶은 마음은 왜 한가득일까, 이젠 정말 끝이어야 할 것만 같은 건 왤까. 연락하면 이전처럼 자연스럽게 다시 사랑을 나누며 지낼 수 있지 않을까, 오히려 차단당해서 연락조차 닫지 않지 않을까. 좋은 날에는 너무나도 좋기만 한건 왤까, 나쁜 날에는 꼴도 보기 싫은 건 왤까. 여전히 네가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은 진심일까, 여전히 네가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은 위선일까. 잘해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은 언제까지 갈까, 앞으로 잘해주면 그 모든 것이 용서되지 않을까. 돌아와 달라는 말을 너무나도 하고 싶은 건 진심일까, 다시 말을 걸어줄 때 정녕 용서받은 것으로 알고 한평생 함께 해달라고 고백해도 될까.

Monday, February 1, 2021

Dream Sequence #6116457

The Brady Road was marked with a thick fog right from start. An old brick laden entrance greeted any newcomers with an eerie presence. Red bricks now gone ash gray. The typical spear-headed fencing added to the dark flavor.

My brother walked straight into the shroud. His steps were brazen with ambition and greed. It wasn't his first time visiting the forsaken place. It's been said at the heart of the fog, you can hear faint voice, or more so an anguish with a prophetic insight. It is said to give you visions of the future or what is to come, but if there has also been rumors of people gone mad from the voices. Apparently, a man too long into hearing such cries will soon break down in spirit and mind.

Soon we arrive at the plaza. A faint look of a balcony was in sight, and from the distance, I could soon hear colors and lights. My mind wandered soon into the past and the future. Laughter and desperation all passed through me. Most importantly, I was feeling alone and scared. As I turned to see my brother, he grabbed hold me and began to run.

I ran passed the stairs, the streets, the buildings. Everything soon crumbled into one. White turned to gray, to black. Soon I woke up in a hotel. I was not in bed, but was working as a bellboy. 'Do this, do that.' After a few chores, I realized I was still amidst realms of the Brady Ro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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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 the time, I was working menial jobs. I was working delivery one time. When I got to the place, I saw two workers fully in a HAZMAT Level A suit. They were working with a floating jelly writing in pain. It was soon united with a dog to become an amalgamation of a moss in a figure of what was an animal. The workers were talking about contamination. As they were trying to rid of their experiment, some got loose. It broke free from the confines of the experiment, and again, that was the last memory I rec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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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afehouse was full again. Jeb and Alice were back. Jeb seemed darker than usual, while Alice was glowing in amber. The safehouse master greeted us, but her secretary was unwelcoming as usual. The secretary was always suspecting of a breech, perhaps of being compromised. Nonetheless, we did not have much time. We had to think of a way to fight back.

Wednesday, September 9, 2020

보내지 않을 편지

자꾸 찌질하게 연락해서 미안해. 잊을 법하면 멍청하게도 네 생각이 나서, 가뜩이나 부족한 수면 시간을 그렇게 깎아 먹고 있네. 이전과는 다르게 현실이 너무 각박해져서일까, 괜한 호기심일까. 마지막으로 순수하게 누군가를 좋아했던 게 너이기에, 함께했던 그 순간들이 나에겐 행복했던 시간들이기에, 나를 좋아해 주는 네가 고맙기에, 나 역시도 너를 많이 좋아했지만 제대로 마음을 이어가지 못해서 더 미련이 남는 것 같네.

좋은 사람 만나고 있으리라 믿어. 연락을 하지 않는 게 예의겠지만, 그럼에도 너의 안부를 묻는 건 이번에는 내가 정말로 큰마음을 먹어서야. 네가 그 어느 누구를 만나고 있다 해도 나는 너를 좋아하고 있고, 기다리고 싶고, 너와 함께 평생을 이어가고 싶어.

어젯밤 꿈에서는 네가 답장을 보내왔어. 비록 청첩장이었지만. 꿈은 그저 꿈이길 바라며 기다리고 있을게.

Tuesday, December 10, 2019

치카포카

한순간의 일탈의 느낌으로, 그 모든 것은 장난 같이 시작된 인연이었다. 하지만 그의 말투와 분위기, 대화의 반응들은 보니 장난 속에서도 느껴지는 착한 한 어린 아이의 모습이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이야기하는 그 모든 것들이 어디까지 사실인지도 불확실했지만, 그래도 그 관계의 끈을 잡고 걸어나가보고 싶어졌다. 두려움은 있었지만 그 정도의 도전 없이 누군가를 알아갈 수 없다고 믿었기에, 바보 같아 보일지라도 대화를 이어나갔다.
 
잘생긴 그의 외모와 넉넉한 생활에 직접 말하진 않았어도 인기가 많았을 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나는 많이도 초라해보였다. 그럼에도, 그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에서도 나와 시간을 보내주며 나를 알아 가준다는 것에 너무나도 기분이 좋았고 고마울 뿐이었다. 비록 내가 그의 인생에 가장 아름다운 여자가 아닐지라도, 무엇보다도 관계에 대해 끝없이 노력할 의자가 있었기에 그걸로 가장 좋은 여자가 맞을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그것도 한 순간이었다. 이를 닦는 중에 그에게서 전화가 왔다. 여느 때처럼 반갑게 전화를 받고서 인사를 했을 때 그는 그만하자는 말을 남기고 끊었다. 갑자기 무슨 말인지 물어보기도 전에 전화는 끊어져있었다. 다시 전화를 해도 수신음으로 바로 넘어갔고 나는 멍하니 거울만 쳐다보고 있었다. 그렇게 양치하는 그 짧은 순간에 그는 매정하게 이별을 고했다. 치약에 입술이 얼얼해질 즈음, 관계의 가벼움에 서러움을 넘어 헛웃음이 베어났다.
 
사실 지금도 전화를 받을 때, 좀처럼 다른 일을 이어하지 못한다. 잠시 그 모든 걸 내려놓고 들리는 목소리에 집중하는

Tuesday, November 12, 2019

가을바람과 함께

떨어지는 낙엽들과 함께 찾아온 가을바람은 마음의 깊은 곳까지 들어와 잊혀져있던 감정들을 깨우고 떠나는 것만 같았다. 그렇게 쓸쓸한 겨울을 맞이할 것만 같았는데, 마른 나뭇잎 바스락 거리는 소리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조용히 너는 내게 다가왔다. 많이 힘들어 하던 시절 속서로는 위로가 되어주었고, 그렇게 한 시절이 지나 성큼 가까워진 너를 보고 있으니 마음이 자연스레 따뜻해졌다. 때 묻지 않은 너이기에, 선하고 온유했던 너이기에, 이해심 가득하고 기다려주는 너이기에 지금까지 내가 두려움 없이 나의 마음들을 보여줄 수 있었다. 마음을 넘어 보이는 아름다움까지 가득 품고 있는 너와 오랜 시간 좋은 추억들 한아름 남기고 싶다는 마음이 이젠 꽃이 되어 피어 오르고 있다. 언제나 그렇게 영롱하게 빛나주었으면

Wednesday, May 8, 2019

SNS: Social Neuroticism Summarized

9시 51분.

끝나지 않는 업무에 시달리다 가까스로 탈출했다. 회사에서 먹는 저녁 겸 야식은 언제나 배를 아프게 하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입에 넣게 된다. 그래서인지 건강 생각에 아무리 힘들어도 운동을 다녀오는 건지. 아니. 사실 그것보다는 남들이 다 하는 것 같아서 나도 덩달아 등록한 것 같다. 운동하는 남자가 인기가 많다고 하니.


11시 47분.

집에 와서 컴퓨터 앞에 앉아 맥주 한 캔을 다 마실 때까지 스포츠 하이라이트들을 하나씩 챙겨본다. 축구를 넘어 농구, 그리고 딱히 관심 없던 야구나 배구 영상들도 괜히 한두 개씩 눌러 보게 된다. 맥주는 이미 다 마셨어도 어느새 유튜브에 여자 연예인과 아이돌 영상들을 보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정말 이쁘다는 생각과, 괜히 눈만 높아져서 내가 혼자인 건지, 언젠간 이런 사람을 만나겠다는 막연한 망상과 함께 그 아이돌들과는 띠동갑도 넘었다는 사실에 괴리감이 들기 시작한다. 어차피 만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는데.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자각이 들 즈음에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눕는다.


1시 13분.

불을 이미 끄고 이불 속으로 들어가 있지만 멀뚱히 핸드폰만 바라본다. 끼적 끼적, 시간이 흐르는 것이 느껴진다. 내일의 일은 나를 기다리고 있지만, 하루를 왠지 낭비한 것 같은 기분에 괜히 그 끝자락을 잡는 심정이다. 어깨가 아프기 시작하면 돌아눕고, 핸드폰도 한 번쯤은 얼굴에 떨어뜨려주고. 그렇게 인스타그램에 수많은 사람들을 스쳐 지나가게 된다. 하나 둘 넘기며, 다른 사람들의 삶을 훔쳐본다. 왠지 성격이 안 좋을 것 같으니 패스. 멀리 있는 사람은 만나러 가기 귀찮으니 패스. 나는 이런 이쁜 사람에게는 답장도 못 받을 것 같으니 패스. 디엠을 보냈을 때 답장을 받은 적이 있긴 했던가.


2시 26분.

너의 이름이 적혀있는 추천. 어차피 비공개 계정이라 아무것도 안 보이겠지만 괜히 한번 누르게 된다. 너의 모습을 혹시나 볼 수 있을지, 구글 이미지에 너의 계정을 검색해 보고 한 남자의 계정을 발견했다. 얼굴을 맞대고 찍은 사진, 여행을 떠난 사진. 환하게 웃고 있는 너의 모습이 가득한 그의 인스타그램을 보고 내 스스로가 역겨워졌다. 사실 그렇게 그이의 인스타그램에서 너의 모습을 보고 있던 것이 이미 몇 주는 된 것 같다. 언젠간 그 계정에서 같이 찍은 사진들이 사라진다면 내가 연락을 할 수 있을까, 해도 괜찮을까.


3시 8분.

결국 보내지도 않을 메시지는 길게도 적어놨다. 시대가 변해도, 모습은 달라져도, 사랑 때문에 사람이 지질하게 되는 방법은 언제나 있기 마련인 것 같다. 시간을 초월해도 나는 이렇게 지나간 것들에 얽매어 발버둥 치고 있진 않을까.


6시 32분.

또 다른 하루, 또 다른 생각들과 선택들. 씁쓸한 미소는 불평과 불만 가운데 어떻게든 감사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나타내는 것일까. 뜨거운 샤워와 차려지지 않는 정신, 쓰린 속을 움켜쥐고 그렇게 또 출근을 한다.

Monday, January 28, 2019

외로운 가로등

어두운 밤 길을 걷다 만난 하나의 가로등 같이, 길을 잃은 자에게 마음의 안식을 주는 그런. 아무도 없는 그 길에 왜 홀로 서있는지 모르지만 그렇게 누군가의 외로움이 또 다른 사람에게는 위로의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신비한 일인 것 같다. 

방황하며, 마주하며, 그렇게 영롱하게 빛을 바라며. 

비록 그 찬란함에 경탄은 수도 없이 들어왔지만 정작 그 곁을 지켜주는 사람은 누구일까. 아름답다는 말 한마디에 한 사람의 영혼이 깃들어 전해지길 바라지만 때로는 그 진심이 전달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기에 비록 이야기가 길어졌지만 정말 순수하고 아리따운 마음을 가진 그대에게 식상하지만 또 다른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어여쁘다는 말과 함께 저의 작은 마음 전합니다. 

Wednesday, December 19, 2018

여름 바람

선선한 여름 바람. 순수했던 마음. 
무궁무진했던 그 미래의 기대들. 찬란한 여름 날의 상쾌함.
이제 다시는 그 때로 돌아갈 수 없음을 알면서도
젊음의 땀방울이 혹시나 다시 맺히진 않을까,
내 삶의 모든 때가 씻겨 나가는 일은 혹시나 있을 순 없을까.

Monday, December 10, 2018

종로 거리를 따라

회사 생활이 쉽지는 않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바쁜 것이 감사할 뿐이다. 정신없이 오전 일과에 집중하였더니 마치 내 삶의 모든 것이 멈춘 것처럼 고요했다. 가만히 앉아서 점심을 먹는 것조차 마음의 짐이 될 것 같아서 편의점에서 식사를 해결하기로 했다. 한 손엔 달걀 샌드위치, 다른 손엔 핸드폰을 쥐고 가게를 나오는 순간 익숙한 노래가 들려왔다.

"내 일생의 사랑이여, 나에게 상처를 주다니요. 내 마음을 산산조각 내어놓고 이제는 떠나는 건가요." 머큐리 아저씨의 그 속삭임에 감정이 차오르고, 기억이 되살아나고, 눈물이 나려는 그 순간 이어폰이 귀에서 떨어져 나갔다.

그 순간 도시의 소음이, 상인의 외침이, 다른 모든 이들의 살아가는 소리가 내게 들려오기 시작했다. 가을의 끝자락이 바람과 함께 나를 이끌어 가는 듯하여 그 종로 거리로 발걸음을 떼어 나아갔다.

가로수 하나, 무거운 발걸음이 가벼워지고,
가로수 둘, 머리가 점차 비워지며,
가로수 셋, 얼굴에 잔잔한 미소가 드리웠다.

낙엽 하나에 추억 하나. 그렇게 계속 걷다 보니 기억들이 하나둘씩 떨어져 나갔고, 앙상한 가지만 남아있는 그 나무를 보고 있자니 화려함은 없었지만 굳게 서있는 그런 나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어느새 가지들은 풍성함을 다시 입고 누군가에게 시원한 그늘이 되어줄 것을 알았다.

잠시만 쉬라는 이야기를 전해준 바람에게 감사함을 나누고 이윽고 내 자리로 돌아왔다. 아직은 일이 바쁜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퇴근 하고 싶어지는 마음이 한가득인걸 보니 봄이 생각보다 빨리 올 것만 같다.

Tuesday, November 20, 2018

Short Conversation

"마음이 있으면 먼저 연락하겠지."

"마음은 있는데 차마 연락을 못하고 있다면?"

"그 정도 마음이면 다시 안 만나는 게 맞아."

"이번에는 다르지 않을까?"

"그 때 느꼈던 문제들은 여전히 남아있을걸."

"내가 달라졌는데도?"

"네가 쫓고 있는 건 네가 만들어낸 허상일 뿐이야."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하나님의 뜻에 달려 있겠지."

"나도 빨리 행복하고 싶은걸?"

"이미 행복할 수 있어."

Tuesday, October 30, 2018

숨어 있던 나에게

기억의 단편, 그 조각이 떨어져 나온다. 

굳게 닫힌 방문에 문을 단순히 잠그는 것으로는 부족하여 서랍장까지 낑낑대며 옮겨 놓았다. 마음이 너무나도 속상하여, 너무도 혼란스러워서 눈물이 멈추지 않았었다. 그 연약함을 어느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아서 그 넓지도 않은 방에서 책상 밑으로 숨어 들어갔다. 여전히 흐르는 눈물에 앞이 잘 보이지도 않으면서 고사리 같은 손으로 애써 크레파스 세트를 정리하고 있었다. 가출할 때 챙겨갈 보물 1호라서 그랬던 모양이다. 

무엇 때문에 혼났는지, 왜 그렇게 울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냥 도망치고 싶었다. 남들이 보면 부족함 없는 삶이라고 생각했겠지만 어린아이가 그런 것을 알 리가 없지 않겠나. 그저 부모는 사랑하지 않는다는 마음이 확고해져서 나갈 준비를 할 뿐이었다. 나가면 어디로 가야 할지, 얼마나 추울지, 또 배는 얼마나 고플지. 그런 생각에 사로잡혀있다 어느새 잠이 들었다. 

화들짝 놀라 깨어보니 막아 놓기 위해 옮겼던 그 서랍장과 문이 부딪히는 소리였다. 그리고는 아버지의 짜증 섞인 말 한마디가 귀에 들려왔다. 끝난 줄 알았던 그 두려움이 다시금 엄습하여 벌벌 떨었다. 

그런 고통의 이유를 찾을 때면 결국 둘 중 하나였던 것 같다. 부모의 문제이거나 나의 문제이거나. 하지만 어린아이로서는 부모의 문제라고 여기고 부모를 떠난다는 것은 결국 그 어떤 죽음을 맞이한다는 공포감에 결국 나의 문제라고 여기고 그걸 마음에 품은 채 살아온 것이 느껴진다. 

하는 그 모든 일 앞에 죄책감이 따라왔다. 나의 추악한 면을 보게 될 때 실망하진 않을까 두려워했다. 언제나 부족하다고 느껴왔다. 나의 자존감은 그렇게 내가 기억도 잘 나지 않던 어린 시절부터 형성되어 처참히 파괴된 채 시간이 흘러왔던 것이다.  

그 부족함을 하나님으로 채울 순 없을까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율법적으로 살아온 것도 있었다. 하지만 신앙의 바탕은 나의 행위가 아니지 않던가. 율법 속에 헤어 나오지 못해 내가 만든 하나님의 이름으로 남들에게 수많은 상처를 준 것은 명백히 기억한다. 그 어느 누군가를 만날 때에도 내가 별 볼 일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될 때 실망하고 떠날까 먼저 밀어냈다. 

하지만 내가 만든 하나님이 아닌, 세상의 창조주 하나님께서 친히 역사하셔서 나에게 많은 위로를 부어주셨다. '굿 윌 헌팅'의 한 장면처럼 내가 잘못하지 않은 그 모든 것에 대해서 다독여주셨다. 내 잘못이 아니라고 하셨고 이제는 하나님의 사랑을 받아들이고 살아가라고 하셨다. 

그 구원의 감격을 마음에 품고 지내지만 여전히 상처의 잔재는 남아있다. 또 나의 불완벽함에서부터 오는 죄성도 남아있다. 하지만 이제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확실히 줄어들었다. 나에 대한 자존감도 건강하게 세워가고 있었고 그 어느 누구보다 사랑받는 존재임을 받아들이고 있는 중이다. 


이런 마음이 혹시 너에게는 없을지. 

Thursday, October 18, 2018

눈빛 가운데

그녀는 임신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어느 신혼부부처럼 설레는 마음과 걱정 어린 마음으로 병원에서 검사를 진행하는 중 좋지 않은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검사 결과 상 알파페토프로테인 수치가 높다고 하여 추가적인 검사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 아이에게 어떠한 결함이 있을 확률이 높다는 이야기였습니다. 혹시나 검사가 오류가 있는 건 아닐지, 단순한 착각은 아닐지 마음을 졸이며 검사를 계속해서 받았지만 결과는 같았습니다. 아니, 오히려 더 명확해졌습니다. 아이는 어떠한 유전병으로 정상적인 발달이 어려울 것으로 보였습니다.  

담당 의사 선생님께서는 모자보건법상 유전성 질환으로 태아에게 미치는 위험성이 높으면 임신 24주일 이내로 임공임신중절수술을 받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시간을 가지고 생각을 해보라며 그녀와 가족들을 돌려보냈습니다.  

처음에는 의사 선생님의 그 말을 듣고 그녀는 너무나도 화가 났습니다. 낙태를 하라니, 의사라는 사람이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건지. 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괜히 법으로 낙태가 허용된 게 아니라고, 엄청난 고생이라고. 그러나 그 아이는 그녀의 아기였습니다. 다른 그 누구도 감히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는 그녀의 몸속에서 자라고 있는 하나의 생명체였습니다. 그녀가 믿고 따르던 하나님 역시도 한 생명을 지우는 것을 기쁘게 여기지 않으시라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고 24주를 넘어 어느덧 아이는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출산 후 그 영혼을 품어줄 틈도 없이 아이는 인큐베이터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아이는 생과 사를 오가며 그렇게 하루하루를 지냈습니다. 다행히 어느 정도 생명력이 생겨서 엄마와 함께 아이는 집으로 퇴원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호흡기를 포함한 많은 장치들을 한가득 달고 나왔습니다.  

상태가 좋아지긴 했지만 누군가가 항상 아이 곁에 있어야 했습니다. 아이의 엄마와 이제 막 할머니가 된 어머니 역시도 아픈 아이 옆에 번갈아 가면서 항시 대기하며 아이를 돌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몇 주, 몇 달이 흐르면서 그 고생과 고통이 점점 쌓여가기 시작했습니다. 피곤이 누적되면서 가장 가까이 있는 가족들과 마찰이 생기고 힘들기 때문에 감정은 빗발치고 상처들이 하나 둘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아이의 엄마가 받은 가장 큰 상처는 왜 괜히 힘든 선택을 했느냐는 질문들이었습니다. 더 쉬운 길이 있는데, 그 누구도 정죄하지 않았을 텐데, 아이를 키우기로 한 건 존중하지만, 왜 그랬냐는 질문들. 특히나 너무나도 존경하던 교회의 한 목회자님의 문자가 마음을 크게 흔들었습니다. 너의 선택을 존중하고 축복한다는 말. 이 모든 것이 마치 자기가 선택해서 얻은 결과라는 그런 시선이 너무나도 싫었습니다.  

다른 아기 엄마들은 행복하게 아기 옷을 고르고, 나들이를 다니며, 사진도 찍고. 가장 힘든 것이라곤 새벽에 일어나서 우는 아이의 기저귀를 확인하고 달래주는 것일 텐데, 왜 나는 이런 거냐고.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지 선택한 건 하나도 없다고 느끼는데 왜 그 고생의 책임을 나의 어깨에 짊어지게 하는 건지. 밤새 아이를 바라보며 흘렸던 눈물들은 어디에 뿌려지고 있는 것이었는지.  

선택의 연속이라고도 하는 삶인데, 사실 이건 선택을 강요받은 것이 아닌지, 그 억울함은 어디에 호소해야 하는지. 하지만 그 가운데 영롱하게 빛나는 어린아이의 눈동자 속에 하나님의 형상이 비치고 있다고 합니다. 강요받은 선택이라 할 수 있겠지만, 오히려 그 상황 앞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한 그 맑은 영혼에 대해 하나님께서 심히 기뻐하고 계시다는 것을. 가끔은 감히 하나님께서 미안하다는 말씀을 하신다고 생각됩니다. 아직은 하나님 품에 온전히 안기지 못하는 상황 가운데 그런 고난을 겪어야 해서 미안하다고. 그럼에도 너무나도 사랑한다고, 고맙다고, 나의 사랑을 믿고 실천하는 너의 모습을 너무나도 축복한다고. 그 끝날에 영원히 함께 하자고, 건강한 아이와 함께 영원히. 

Saturday, September 15, 2018

그 겨울

창밖에는 외로운 조명 아래 눈이 내리고 있었다. 올겨울 처음 내리는 눈이었다. 겨울이 이미 깊어진 후에 내리는 늦은 눈이었기에 많은 사람들은 설렜고, 소식을 전하는 작은 새들처럼 SNS는 아름다운 눈 소식으로 도배되는 것이 느껴졌다.

그렇게 미루고 미루던 이별은 조용히 내리겠지만 반짝 지나가는 소식처럼 순식간에 퍼졌다 이윽고 새로운 일들로 묻힐 것이 눈앞에 선명했다. 하지만 그 아픔은 언제라도 꺼내어 볼 수 있을 사진 조각처럼 지워지지 않을 것을 알았다.

당장 자리를 일어나면 다시는 볼 수 없을 것을 알았기에 못다 한 이야기들을 다급하게 꺼내듯 말은 빨라져 갔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듣고 있지 않았다. 내가 알던 그 생기 넘치던 사람은 이제는 죽어가는 나무처럼 가만히 서있었다. 그나마 잡고 있던 그녀의 손은 마른 가지처럼 앙상하게 내어밀고 있을 뿐이었다.

버릇처럼 이것저것 만지작 거리던 그녀는 이번에는 목도리를 잡고 한올 한올 실을 풀어가고 있었다. 엉키고 섞여버린 이 관계를 그렇게 무심하게 풀고 있었다. 그녀가 헤어지길 원한다는 것을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제일 가슴이 아팠던 것은 떠나려는 게 보이는데 잡을 방법을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참을 수 없는 외로움이 밀려왔고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떨어지는 눈송이마다, 결국 조명 아래 아무것도 없는 시간이 다가온 후에 그녀는 그렇게 내 인생에서 사라졌다. 

Monday, August 20, 2018

대나무숲 혼잣말

시큼한 바람이 채 가시지 않은 겨울의 끝자락, 봄의 시작 즈음이었다. 많은 고민들 가운데 교회를 옮기게 되었고 그 결정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 담대하게 새로 다닐 교회를 여기저기 찾아보고 있었다.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그렇다 할 친구도 주변에 없었던 시기였고 많은 변화가 오가는 인생의 시점이었는지 의지할 곳도 하나 없던 기분이었다. 게다가 군인은 아니어도 군 복무를 먼 곳에서 수행하고 있던 시기라 어딘가 홀로 남겨져 있다는 생각 역시 떨쳐지지 않았다. 

몇 달 동안 그렇게 교회를 옮겨 다니다 한 지인의 추천에 따라 오후 늦은 시간 한 예배에 가게 되었다. 답답한 마음에 오전 시간은 좋아하던 농구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던 때라 여유 있게 갈 수 있던 그 시간의 예배가 마음에 들었다. 특히 그 교회의 마지막 예배여서 그랬는지 사람도 많이 없고, 한적하지만 깔끔한 교회의 모습이 마음에 편안함을 심어주었다. 

새로운 곳을 가면 언제나 그렇듯 최대한 예의 바르고 조심스레 행동하였기에 몇 주는 예배만 조용히 다녀가곤 했었다. 모자도 푹 눌러 쓴 채. 그렇지만 목사님의 설교로부터 느껴지는 진심과 교회 사람들의 알게 모르게 느껴지던 따뜻함 덕분이었는지, 이전에 다녔던 교회에서 받았던 상처들은 조금씩 아물기 시작했다. 그렇게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며 자연스레 공동체에 스며들었다. 예배당에서부터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식당으로까지 활동 영역이 넓혀졌고 그렇게 처음으로 그분을 보게 되었다. 


새로 찾은 교회에서는 주님만 바라보며 예배를 회복하고 싶다는 마음을 굳게 잡고 왔지만 사람의 마음이 간사한 건지 내 의지가 그냥 약했던 건지 모르지만 하나님을 만나고 싶다는 마음보다는 그분을 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교회를 가기 시작했다. 교회에서 맡은 일을 열심히 하고, 신앙생활도 각별히 신경 쓰고. 옷도 늘 신경 쓴듯 이쁘게 입으시고, 사람들을 대할 때 항상 밝게 대하는, 웃을 때 눈이 완전히 찡그려지는 것까지 너무나도 귀여워 보였다. 말로 표현할 수 없던 내가 바래왔던 그 어떤 동반자의 모습인 마냥 마음이 조금씩 요동치고 있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나에게 있어서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조심스러워진 건지 그저 소심해진 건지, 그녀에게 선뜻 말을 거는 것이 불가능해 보였다. 매주 바삐 일을 하고 계셨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그녀에게 오갔으며, 넓은 공간에서도 홀로 조명을 받듯 서 있는 그녀에게 다가갈 공간 따위는 보이지 않았다. 


물론 이 모든 것이 나의 한심함을 가리기 위한 변명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성과의 관계에 있어서 늘 어려움을 겪었던 나였기에 무엇 하나 쉽게 할 마음이 없었다.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며 호감을 서로 갖게 되어 관계가 깊어지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다만 한 사람과 관계를 오래 지속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었다. 깃털같이 가벼운 마음으로 사람을 만나서 그런 것은 전혀 아니었다. 다만 생각이 너무 많아서, 나의 바람과 욕심이 너무 커서 연애를 시작하기도 전에 마음을 닫고 정처 없이 떠돌았기 때문이다. 나 홀로 마음을 정하고 닫는 과정 중에 상대방은 마음을 막 열기 시작했던 때여서 그랬는지 참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며 살아왔다. 


차라리 내가 바람둥이여서 사람 마음을 가지고 노는 것을 즐겼다면 찝찝한 마음이라도 없을 텐데 교회라는 온실 속에 안전하게 자라와 여린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 그런지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때마다 나 역시 마음이 굳어져 갔다. 내가 행동하지 않는다면 상처를 줄 일도 없어질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녀에게 너무나도 다가가고 싶어서 그랬는지 어리석은 선택을 하게 되었다. 친해지고 싶다는 이름 하에 한두 사람에게 그녀에 대해 물어봤고 그 얘기가 와전되어 전해졌는지 그녀에게 나는 이상한 사람으로 인식되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소식을 듣고 몇 주는 솔직히 많이 억울했다. 인사조차 나눈 적이 없는데 그런 사람을 단순히 이쁘다는 이유로 좋아하는 외모지상주의적 사람으로 인식된 것 같아서 답답했다. 솔직히 5분만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어도 마음이 어디로 갈지 전혀 모르는 일 아니던가. 


그렇게 매주 마음은 정신없이 사다리를 오르락 내리락하며 집중을 흩트려 놓았다. 주일이 되면 잠시라도 눈에 들어온 그녀의 모습을 보고 또다시 반해 한마디도 걸어보지 못한 괴로움에 월요일과 화요일이 지나갔다. 그렇게 수요일을 지나 목요일이 되면 한심한 나의 모습이 선명하게 보여 담담하게 나 갈 길을 가겠노라 다짐하며 금요일이 되어 집에 돌아가곤 했다.


이런 마음이 계속되는 시간 속에 마음은 참으로 괴로웠나 싶었다. 오죽했으면 이렇게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글을 쓰고 있을까. 이 모든 심정이 너무나도 우습고 한심했다. 말도 걸어보지 못했으면서 뭐가 좋다고 생각하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렸을 적 읽었던 여우와 신 포도의 이야기가 마음을 계속해서 맴돌기 시작했다. 그녀가 신 포도인지 아닌지 알기 위해 짧은 대화 한번 하면 이 마음의 답답함이 씻은 듯이 나아질 텐데 이제는 왠지 집착하는 듯 괴상한 사람의 모습이 거울 속에 보이기 시작한 것 같다. 


매주 마음을 접자고 스스로에게 속삭이지만 주말이 다가오면 어떤 말로 그녀에게 다가갈지 수백 번 재생하고 있을 뿐이다. 이름이 무엇인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인생의 목표는 무엇인지, 교회는 언제부터 다녔는지. 하나님께서 어떤 놀라운 일들을 허락하셨는지. 무엇이 기쁨을 주고 무엇이 마음을 어렵게 하는지. 그렇다고 만나는 사람이 있는지 물어보고 싶지는 않다. 그런 이야기는 진절머리가 난다. 마치 연애에만 모든 관심이 쏠려 있어서 어떻게 해서든 연애에 도달하려는 사람 취급받는 것이 너무나도 싫기 때문이다. 그냥 소소한 이야기들만 나눠보고 싶다. 거기서부터 시작하고 싶다. 


이쯤 되면 하나님께서 이 관계의 시작을 막고 계신다는 생각이 든다. 하나님께서 지금 이 시간은 온전히 하나님만 바라보고 기도하라고 하시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연애와 결혼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지 않는가. 하나님께 집중하여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살아 예수님을 경배하는 것부터 제대로 해야 하는 걸까. 그렇다고 내가 하나님 앞에서 잘하고 있다 하여 선물을 주듯 만남을 허락하시는 그런 계약적인 분은 아니라고 믿는다. 


하나님의 마음은 무엇일까. 그분의 계획은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나는 누굴 만나 어떤 가정을 꾸리게 될지. 아니, 결혼은 할 수 있긴 할지. 혹 바울처럼 홀로 선교의 십자가를 지고 걷게 될지. 


그런 수많은 생각 가운데 다시금 나 머릿속에 그녀와 마주 보고 앉아 있는 자리로 돌아온다. 목동의 구석구석을 누비며 다녔던 어린아이 때의 모습들과, 울면서 미국 학교의 첫 수업을 마쳤던 기억, 정신없이 흘러간 중학교의 시간들, 앞날의 걱정이 가득했던 대학생 시절과 힘들다 지쳐 하나님만 붙들려고 했던 의대의 시간들. 


그 시간들 가운데 형성된 나라는 사람의 모습과 생각들. 예전부터 꿈꿔왔던 삶의 모습. 그런 이야기들은 전해주고 싶다. 서로의 삶 가운데 조그마한 접합점에 작은 씨앗 하나 심어 천천히 자라나 무성해지는 그런. 

Saturday, July 28, 2018

그의 고민

키가 작은가, 말주변이 없는걸까?
돈이 부족한가, 실력이 없는걸까? 
못생긴건가, 매력이 없는걸까?
놀 줄 모르는 건가, 예의가 없는걸까?
무례한건가, 너무 따지는걸까?
내가 무엇이 부족한걸까 고민을 한다. 
그렇게 또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며,
또 그렇게 수많은 하루가 지나간다. 

Tuesday, April 3, 2018

Sunshine

Wesley got up bright and early. Not so the sky, however, for it was still dark outside. He was lucky to have gotten an early morning job delivering fruit and salad to customers. It was a start-up company that made sales only online. His friend told Wesley about it, and Wesley was now about 3 months into the job. He was able to finish the deliveries in about two hours, starting at 4 AM. 

It was not the typical life young adults dream about, but Wesley needed all the money he could make. That was why he started at 4 AM, moving onto construction work during the day. After 6 PM, he would make it as fast as he could to the local pizza parlor. People in the neighborhood tipped well, though it was pretty dangerous driving so late and tired. 

The day started like any other day for Wesley. It was supposed to be a cloudy day, however, with a high chance of rain. As soon as the alarm started blaring, Wesley shut it off in an orderly fashion. With a big yawn, he got up out of the bed, into the bathroom. After a quick teeth brushing and a splash of water to his face, Wesley was already out. He was always the first one to the company. The trucks were already making their drops of fresh fruit and vegetables. Wesley would be the one to ride the newest of the bicycles. He wished he could make the deliveries by at least a scooter, but the company being a small start-up with a market slogan of environmental friendliness, a bicycle was the best they provided. 

A couple of new customers had signed up a few days ago. Wesley had planned new routes and they seemed to work out pretty well. As the sun rose minutes later with the seasons, it was darker than usual, especially with the clouds. Perhaps if Wesley had been a minute late, he could have seen the metal chains closing off the parking lot, where Wesley had made the turns to reach the last delivery point. 

With a loud clunk, Wesley flew out from the bicycle. FHe flew quite nicely, landing on all fours. His hands were bruised slightly, with a little scrapes. He was lucky not have broken any bones.  It was the bicycle that needed more attention, as the front wheel complete came off. He looked around for the bolt holding the wheels in place, but it was simply too dark and too small to find. 

He gathered as much of the bicycle as he could and ran to make the final stop. He was a a bit worried that the customer might find the products jumbled around from the crash, but he did not have time to worry about that at the moment.

The deliver company manager told him that he will think about what to do with the bill for repairing the bicycle. Wesley wished he could talk the manager out of having to pay for the bills, but he needed to move on to his next workplace. 

Wesley munched on a stale apple for breakfast. He was hoping the the holes in the apple were simply his imagination. Perhaps the apple was a bit rotten. Perhaps a worm could have taken a bite as well. He knew what he was buying though, nothing really surprised him. Older fruit were to be cheaper. 

The bus ride was never short, and though it could have been boring times, it was one of the few times when he could take a nap. This was possible because the bus driver would gently honk the horns when it was time for Wesley to get off. Wesley greeted the bus driver as usual while getting on the bus, and the driver responded with a simple nod. Eager to sit down and rest his head, he headed further into the bus. Today, however, the seats were all occupied, unreasonable for this time of day. 

Wesley was 5 minutes late, and as soon as the manager saw Wesley, he began to yell at Wesley. It was obvious the manager did not like Wesley. No one really knew why. Nonetheless, Wesley kept apologizing and rushed to his work site, hard hat and all. 

The extra minutes of sleep was quite necessary for Wesley to get going on his construction work. He would push barrows of cement. He would carry multiple iron bars. Sometimes, he simply carried himself. The work was now in its closing phase, deeming more work upstairs in the building. As he was climbing up the scaffold, a brief lightheadedness resulted in him dozing off. Within seconds, Wesley quickly fell off, falling straight downstairs, into a pile of construction waste and sand. 

Today just may have been a bad day. This time, Wesley was thankful simply to be alive. Yet, no arms got twisted. No legs broken. He was allowed to rest a few minutes, orders given by the manager himself. All the co-workers did not mind doing a bit extra work for Wesley, for he was well liked among the crowd. 

Wesley had no way to pack a lunch. He also did not want to burden others for his lack of money onto his co-workers. So, Wesley would slowly disappear during lunch time, filling his stomach with lots of water. 

Wesley managed to work the afternoon hours. Before leaving the site, the manager lined up the works of site 2, and gave each employee an envelope of pay. It was a little less than expected, but it was more than necessary to carry on another day for Wesley. 

He quickly left the site and hurried off to the pizza parlor. For a brief moment, the clouds cleared. Sun was shining down ever so brightly, especially upon Wesley. 

A gentle smile formed upon his face. 

The skies darkened quickly thereafter, and raindrops started to fall. The forecast was pretty damn accurate today. As Wesley jogged down, he was hoping to make it there on time. He was hoping the roads would not be too slippery. He hoped. 

Tuesday, February 27, 2018

Miracle in the Pit

The night was darker. Only a small torch lit up the damp dungeon cell. Visipus had been finally captured. The officials knew well the religious traditions. They knew that he would be among the lakes, baptizing new converts. It was forbidden to do so, as the followers of Jesus caused much chaos among the nation. 

Word had it that he did not resist. He was simply taken into custody by the guards. There were many heavily armed guards present, so some suspected that he accepted his fate. Some disagree because he was a built. He could have easily run away. Some said he was only buying time for the new converts to make their escape. 

Whatever it was, Visipus was now in prison, covered in dirt and moss. He was to be thrown into the infamous pit, one full of lions and gladiators with hundreds of seating surrounding it. It had been the spectacle for months now, a political gimmick. 

There was hope, however. If he managed to survive, he had the chance to be spared. Visipus was a warrior, one who knew no defeat in his battles. His strength was well known among men. His fierceness was compared to that of beasts. But, like all tragedies, he was to be thrown in without armor, without weapons. His hands were also to be tied. 

The night was longer for Visipus. Perhaps if he prayed desperately, God could grant him might strength like that of Samson, for Visipus knew all his victories had been God-given. Yet, the next morning, Visipus had his hands fastened behind his back, ropes still intact. No bars had been bent. No walls had been broken through. Visipus sat still, calmly in his cell.  

The pit was filled with crowds. Groups of hecklers and drunkards were shouting incoherent mockery. Gentler people also were present simply to enjoy an event. High officials came to gain a little political standing by showing off their commonness. Among the crowds, however, there were soldiers, cleverly disguised as just another audience. They were the followers of Visipus, the converts who once fought side by side with Visipus. They were all hiding a weapon beneath their clothes, ready to strike when time was right. 

Visipus was pushed in from a tiny plank above ground. He came down with a loud thud. He could not break his fall, hurting his head mightily. As he gathered himself, four lions growled towards him from around. Then entered the gladiators, six in total. They were all champions of battles before. Some were slaves to wealthy masters. Some simply enjoyed the spotlight. They all wanted to be the one to have slain Visipus. 

As the gladiators closed in on Visipus, he closed his eyes and remained ever so calm. 

Just then, from the crowds, a thundering shout called out a name. "Visipus!" And like that of a lightning flash, a shining spear pierced through and landed just below the feet of Visipus. It was the spear of Phinehas. It had been his family treasure since ages ago. Visipus was indeed the descendent of Phinehas, a family firm in their trust towards God. Thought the ancestors drifted away slowly to ill teachings of the Pharisees, Visipus recognized Jesus as the son of God by the Holy Spirit. 

Visipus quickly cut the ropes tying his hands with the spear. He grabbed it and spun it around with ease, beams of light blinding the gladiators fearful with each swing. Visipus took his battle stance, and all the gladiators took a step back in avarice. The torn garments he wore now seemed to be armor, impenetrable. 

Total silence. With a blink of an eye, anyone could be pinned to the ground by the man in rags. Visipus slowly moved his feet. No one wanted to be the first to move, lest he be fallen.

All of a sudden, Visipus plunged the spear into the ground. He stood guardless, almost helpless before the crowd. For a few seconds, everyone was left in shock, but soon the crowd roared even louder. The gladiators were still cautious, but they now gathered but the courage to approach him. One eager for fame lunged to attack Visipus.

Visipus slowly closed his eyes to accept his fate, but a loud scream forced his eyes open yet again. 

The lions began to maul the gladiators. One by one, they were torn to pieces, with each lion filling their appetite withe the remains of the freshly dead. The pit was in utter chaos. 

The lions, however, began to lie down, almost purring before Visipus. They gathered towards him, and laid low, guarding each inch of the mighty warrior. 

After the commotion had died down, the officials ordered the lions to be taken back into their cages. Soon, guards shielded around Visipus, and waited for the liberation of him granted by the highest ranked official present. 

As the official ordered the guards to take Visipus away, Visipus knew he would not be left alive. He would be executed without the knowledge of the people. It would be too dangerous for the officials, yet too risky to have publicly killed him amidst the crowd. The followers were ready to jump in and save Visipus, but Visipus saw through their intent and collectively shook his head. He knew that his time had come. He was glad to have been a witness to God deliverance. He was glad to now be finally with the one he loved.

Tuesday, February 20, 2018

정리

운동을 하다 문득 너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평소같이 보고 싶다는 마음보다는 
너는 어디선가 다른 누군가와의 추억들을 쌓아가고 있을 것이란 생각이었다. 
내가 너를 기다리는 시간만큼 너는 다른 누군가의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혹시나 네가 나를 다시 돌아본다 한들 
내가 알던 너는 없을 것이라는 마음이 들었다. 
내가 기다리고 있는 것은 다시는 볼 수 없을 너의 잔상이라는걸. 

마음이 정리되고 있다.
괜히 오래 걸린 기분이지만 아쉬움이 사라지는 만큼 
마음의 평안이 찾아오고 있다는 걸 느낀다.

Wednesday, January 3, 2018

한강이 보이는 밤 하늘

달빛이 아름답게 비추이는 밤이었다. 집에선 밤 하늘이 꽤나 잘 보인다. 서울의 야경이 한강의 물결들과 조화를 이루면서 지금까지 열심히 달려온 그 여정에 대한 보상을 꽤나 해주는 편이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에 새로 지은 아파트, 이름이 있는 외제차 그리고 삶의 여유. 그렇다고 자랑은 하지 않는다. 내가 이루었다고 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도움을 받으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그 마음조차도 어릴 때 받은 교육의 덕택이라 생각한다. 

내겐 어릴 때부터 가지고 있던 꿈이 있었다. 다빈치와 같은 발명가가 되겠다거나 아인슈타인과 같은 과학자가 되겠다는 그런 장래희망보다는 멋진 아파트와 가족이 다 탈 수 있을 큰 차, 귀여움 넘치는 강아지, 깊은 신앙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랑이 가득한 남편이 되는 것이었다. 
그때는 무엇 때문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너와 함께하면 안 되는 것만 같았다. 내 앞에 할 일들이 놓여 있었고 연애는 때가 아니라는 생각만 들었다. '시네마 천국'처럼, '라라랜드'처럼, 혹은 '사랑과 야망'의 한 편 같은 그런 드라마틱한 일은 전혀 없었다. 그냥 나는 내가 가던 길을 계속 갔고 너도 잠시 머물다 너의 길로 걸어갔다. 

물론 그 후에도 적지 않은 인연들이 있었다. 하지만 너에 대한 생각이 가장 마음 깊은 곳까지 뿌리내렸다. 어디서 무얼 하며 지내는지는 뻔히 알고 있다. 슬픈 것은 너의 마음도 어디에 있는지,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나에게로 향해있지 않다는 것을 뻔히 알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모든 것을 갖추었는데, 너는 그냥 들어와주기만, 마음을 열어 나와 함께 해주기만 하면 되는데, 결국 이것은 네가 원했던 것이 아님을 알고 있다. 그래서인지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이 모든 것, 이 안락한 집이 오히려 씁쓸함을 상기시켜준다.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을 때부터 그저 함께 하는 것만을 원했던 너였다는 것을 이제는 알게 되었지만 늦은 게 아닐까 하면서도 아직 결혼 하지 않은 너이기에 괜한 미련을 붙잡고 살아가는 것 같다. 

달이 너무 밝게 비추어 별들이 보이지 않는 그런 밤이었다.